1화
314일차
당신을 위한 두 번째 심장 · 문가온
314번째 심장은 오후 두 시 십일 분에 뛰기 시작했다. 나는 그 시각을 기록했다. 기록은 내 업무의 전부다. 만드는 것은 기계가 하고, 확인하는 것은 나다.
기록번호 314 박동 개시 14:11:07 초기 리듬 안정 이식 대상: 미정
마지막 줄이 문제였다. 우리 연구소는 심장을 만든다.
정확히는 배양한다. 환자 세포로 육 주에 걸쳐 키운다. 육 주가 지나면 심장은 스스로 뛴다. 뛰기 시작하면 팔 일 안에 이식해야 한다.
314번은 이식 대상이 사망했다. 사흘 전에.
“폐기하세요.”
연구소장은 화면을 보지 않고 말했다.
“규정상 대상 없는 배양체는 즉시 폐기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럼 왜 오셨어요.”
나는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314번이 리듬을 바꿉니다.”
배양 심장은 일정한 리듬으로 뛴다. 분당 육십오 회. 오차 이내. 314번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배양실에 들어가면 분당 팔십으로 올라간다. 나가면 육십오로 내려온다. 세 번 확인했다. 세 번 다 같았다.
“센서 오류겠죠.”
“세 대로 측정했습니다.”
“우연이고요.”
“그럼 마지막 하나만 보시겠습니까.”
나는 영상을 재생했다. 어제 새벽 세 시, 배양실은 비어 있었다. 314번은 분당 육십오로 뛰고 있었다. 세 시 이십사 분에 갑자기 팔십으로 올라갔다. 아무도 없었다.
“이건.”
소장이 처음으로 화면을 봤다.
“이 시각에 뭐가 있었죠.”
나는 다음 자료를 띄웠다.
“같은 시각, 병원 사망 기록입니다. 313번 이식 환자.”
313번 환자는 사흘 전에 이식을 받았다. 어제 새벽 세 시 이십사 분에 사망했다. 314번은 그 순간에 반응했다.
“두 배양체는 접촉한 적이 없습니다.”
내가 말했다.
“같은 배양기를 쓴 적도 없고, 세포 제공자도 다릅니다.”
“그럼 우연이죠.”
“그럼 오늘 오후 두 시 십일 분은요.”
소장이 나를 봤다.
“314번이 뛰기 시작한 시각입니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 자료를 띄웠다.
“315번 배양 대상 환자가 오늘 오후 두 시 십일 분에 심정지했습니다.”
우리는 삼십 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소장이었다.
“뭘 말하고 싶으신 겁니까.”
“모르겠습니다.”
“모르는 걸 왜 가져오셨어요.”
“규정상 폐기하기 전에 보고해야 하니까요.”
나는 그날 밤 배양실에 남았다. 314번은 유리 안에서 뛰고 있었다. 주먹만 한 것이었다. 색은 사람 심장과 같았다. 다르게 만들 이유가 없으니까. 내가 다가가자 리듬이 올라갔다.
“안녕하세요.”
내가 말했다. 말이 통할 리 없다. 심장에는 귀가 없다. 신경도 없다. 이건 그냥 근육이다. 리듬이 팔십오로 올라갔다.
“미안합니다.”
나는 말했다.
“당신은 오늘 폐기됩니다.”
리듬이 백으로 올라갔다. 나는 그날 밤에 규정을 어겼다.
314번을 폐기하지 않고 예비 배양기로 옮겼다. 기록은 남겼다. 남기지 않으면 은폐지만, 남기면 판단 착오다. 판단 착오는 징계로 끝난다.
옮기는 동안 314번의 리듬은 계속 백을 넘었다. 예비 배양기에 넣고 문을 닫았다. 리듬이 육십오로 내려왔다. 새벽 네 시에 나는 논문 검색을 했다. 배양 심장의 자율 반응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
대신 다른 것을 찾았다.
‘이식 심장 수용자의 기억 보고 사례’
이식받은 사람이 기증자의 습관이나 기호를 갖게 된다는 이야기. 학계에서는 대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나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 심장에는 기증자가 없다. 환자 자신의 세포로 만든다.
그러면 314번이 반응하는 대상은 누구인가. 아침 여덟 시에 소장이 배양실에 왔다.
“폐기 기록이 없던데요.”
“예.”
“어디 있습니까.”
“예비 배양기에요.”
소장은 나를 오래 봤다.
“왜요.”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할 준비를 밤새 했다. 열 가지쯤 문장을 만들었다. 결국 이렇게 말했다.
“제가 들어가면 빨라집니다.”
“그래서요.”
“제가 나가면 느려집니다.”
“그래서요.”
“저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유리 너머를 봤다.
“모르는 걸 폐기하면, 앞으로도 계속 모릅니다.”